
“약을 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모든 게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ADHD 진단을 받고 약 복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메디키넷리타드캡슐 5mg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10mg으로 증량한 지 3일째다.
솔직히 말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매일이 긴장이다.
“정말 효과가 있는 걸까?”
“부작용은 없을까?”
“우리 아이는 좋아질 수 있을까?”
그런데 오늘 담임선생님과 전화 상담을 하며 마음이 조금 놓였다.
담임선생님이 느낀 변화
선생님 말씀으로는 최근 들어 아이가 조금 달라졌다고 하셨다.
- 전보다 책을 더 빨리 편다.
-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었다.
- 산만하게 테이프를 만지작거리거나 주변 물건에 집중이 흐트러지는 행동이 줄었다.
- 자리 정리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수학 단원평가 시간이었다고 한다.
시험지를 받고 10분 가까이 문제를 풀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선생님이 “왜 안 풀고 있어?”라고 물으니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 저 이거 하기가 너무 싫어요.”
ADHD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이런 순간이 참 많다.
못하는 게 아니라 “시작 자체가 너무 힘든” 순간들.
그런데 선생님께서
“너는 실력이 있으니까 한번 해보자”
라고 격려해주셨고,
그 순간 정말 머리에 모터가 켜진 것처럼 갑자기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남은 10~15분 동안 문제를 다 풀었다고 한다.
선생님도 깜짝 놀라셨다고 했다.
ADHD 아이들을 보다 보면 느낀다.
이 아이들은 “능력이 없는 아이”가 아니라
집중의 스위치가 잘 켜지지 않는 아이들에 더 가깝다는 걸.
담임선생님께 ADHD 진단 사실을 말씀드렸다
이번 기회에 담임선생님께 ADHD 진단을 받은 것도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잘할 때도 있지만 분명 집중 못하는 날도 있을 거예요.
이한이의 이런 부분들을 조금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부모 입장에서는 이 말을 꺼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괜히 색안경을 끼고 보시진 않을까 걱정도 됐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오히려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분명 좋아질 거예요.”
“사소한 것들도 많이 칭찬해줄게요.”
그 말을 듣는데 괜히 울컥했다.
ADHD 아이들에게는
혼내는 것보다
“잘하고 있는 순간을 발견해주는 어른”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약을 먹어도 감정 조절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약을 먹는다고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어제 아이가
“오늘 할 일 다 하면 영화 보여줘”
라고 해서 약속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 한 과목을 끝내지 못했다.
결국 약속했던 영화를 보여주지 못했고,
아이의 감정은 폭발했다.
울고 떼쓰고,
자기 다리를 손으로 꼬집기까지 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마음이 무너진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기에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오늘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까 영화를 볼 수 없어.”
10분 정도 크게 울고 난 뒤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추슬렀다.
양치도 하고, 책 읽어달라고 했다.
책을 읽어주면서 조용히 말했다.
“엄마는 이런 행동이 힘들어.”
“다음에도 이렇게 하면 엄마는 너랑 약속하기 어려워.”
그랬더니 아이도 차분히
“알겠어.”
라고 대답했다.
ADHD 육아는 ‘완벽한 하루’보다 ‘회복되는 하루’
ADHD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잘하다가도 무너지고,
웃다가도 갑자기 폭발하고,
약효가 있는 것 같다가도 다시 흔들린다.
하지만 요즘 조금씩 느끼고 있다.
중요한 건
“문제가 없는 아이”가 되는 게 아니라,
감정을 배우고,
다시 회복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걸.
오늘도 여전히 다이나믹한 하루였지만,
아이의 어려움을 예전보다 조금 더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부모도 함께 배우는 중이다.
ADHD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점
- ADHD는 단순히 “산만한 성격”이 아니다.
- 하기 싫은 걸 시작하는 데 큰 에너지가 든다.
- 칭찬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
- 약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감정 조절까지 모두 해결해주진 않는다.
- 결국 아이를 이해해주는 어른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도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성장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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